“자원봉사가 아름답다고요?”

지난 달 19일 근무력증 장애를 가진 조모씨가 혼자 살던 방에서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강추위로 오래된 보일러가 터져 물이 방안으로 흘러 들어왔지만 조모씨는 응급조치조차 취할 수 없는 중증장애였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이런 현실에서 “자원봉사가 아름답다”는 사고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 눈길을 끈다.

3일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진행:신율 19:00-21:00)과 인터뷰를 가진 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박경석 대표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에 대해 개인이나 가족의 책임으로 돌려왔다”며 “결국 장애인 대책을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시혜로 여기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국가는 수용시설을 만들어 그 곳에서 살도록 하거나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경우엔 가족에게 부담을 돌려왔다”는 것이다. 결국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자원봉사가 아름답다고 말하면서 팔없는 장애인에게 밥을 떠먹이는 사진을 아름다운 사진이라고 추켜세우지만” 장애인 당사자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자원봉사에만 의지하며 살아야 하는 건 인권침해다”며 “(중증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당당히 살 수 있다는) 권리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국가가 수용 시설을 만들어 눈에 안 보이도록 하는 데만 급급하기보다 중증장애인의 지역사회 활동을 유급으로 돕는 사회적 일자리인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활동보조인 서비스는 적은 규모로 시범사업으로만 진행되는 중이다.

자신이 중증장애인인 성동구의 최용기씨도 현재 시범사업중인 활동보조인 서비스는 “시급 3500원으로 어떤 면에선 활동보조인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정부가 예산 탓만 할 게 아니라 발상의 전환으로 “중증 장애인도 지역사회 안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용기씨는 “(이런) 자립생활 역시 장애인의 선택”아라며 “사랑이란 이름으로 가족의 희생에다만 책임을 돌리려 하지” 말고 “사회적 권리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대표는 함안의 조모씨 사건과 관련해 인권위에 정책권고 진정을 해둔 상태로 결과를 보고 “국가를 상대로 한 공익소송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CBS편성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