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7월 장애학생의 교육권 확보를 위해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가 출범한 이후 장애인 교육권 확보를 위한 활동이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돼 입법 발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공동대표 김경애, 아래 장애인교육권연대)와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실은 28일 오전 10시 국회 도서관 지하 강당에서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해 장애인교육지원법 초안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열린 토론회는 지난해 7월 열린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 토론회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것으로 장애인교육권연대는 그동안 토론회, 지역순회 간담회 등을 거쳐 장애인교육지원법(안)을 마련했다. 장애인교육지원법(안)은 영유아교육, 초중등교육, 고등교육, 평생교육 등 생애주기별 장애인 교육 정책을 법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장애인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무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는 대구대학교 장애학생복지위원회 노금호 학생이 고등교육 부분을, 부암어린이집 김치훈 교사가 영유아 교육을. 장애인교육권연대 도경만 집행위원장이 초중등 교육, 교육권연대 김기룡 사무국장이 평생교육 및 총론에 대해 발표했다. 영유아 교육, ‘조기발견과 조기교육체계 구축마련’ 이날 장애 영유아 교육에 대해 발표를 맡은 김치훈 교사는 “현행 특수교육진흥법에서 장애 영유아 교육은 무상교육과 조기특수교육시책만 다루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이 두가지 조항만으로 장애 영유아 교육을 커버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장애인교육지원법(안)에 따르면, 장애 영유아 교육은 ‘▲조기발견과 선정, 조기교육체계 구축 ▲조기교육 지원대상자 연령확대(0세부터) ▲유치원과정 교육의 의무 교육화 ▲실효성 있는 교육 지원 ▲통합교육의 활성화 ▲가족지원의 강화 ▲국가의 책무성 담보’를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또 법(안)에서는 영아기와 유아기 이후 교육을 구분하여 제시하고 있다. 영아기의 경우 무상교육과 순회·치료 교육 중심, 장애인교육지원센터 중심, 가족지원 등의 교육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유아기 이후 교육은 의무교육과 유치원 중심, 특수학급과 특수학교 학급 설치 기준(4:1), 유치원 종일제 담당인력 배치, 순회·파견교육, 특수교육교사와 치료교육 교사의 확대배치 등의 내용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법으로 명시하고 있다. 초중등교육, ‘통합교육 등에 대한 구체적 명시’ 초중등교육의 경우 그동안 쟁점이 되었던 ▲통합교육 ▲치료교육 ▲진로·직업 교육 ▲순회 교육 ▲개별화교육계획 ▲전문과정 교육(전공과 교육)의 내용을 법(안)에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장애인교육권연대 도경만 집행위원장은 “통합교육의 경우 현재 물리적 통합에만 중점이 되어 있고 구체적인 지원 내용에는 전혀 언급이 없다”며 “이러한 문제점을 반영하여 장애인교육지원법에서는 통합교육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교육지원법(안)에서는 초중등 통합·치료·진로·순회·개별·전문 교육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배치 및 설치 기준에 대해서도 세분화해서 제시하고 있다. 고등교육, ‘대학에서도 장애학생에 대한 차별은 없어야 해’ 또 장애인교육지원법(안)은 장애학생의 고등교육을 위해 ▲장애학생지원위원회 ▲장애학생지원센터 ▲수학편의(활동보조인 지원, 보조공학기기 지원 등) ▲평가(장애유형과 정도에 맞는 평가방식 적용) ▲진로지원(장애학생에게도 동등하고 접근 가능한) 등의 항목을 규정하고 있다. 대구대학교 장애학생복지위원회 노금호 학생은 “경제적 부담으로 장애학생들의 휴학과 자퇴가 40%가 넘는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고등교육이 현실화 된지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고등교육 영역에 대한 아무런 법적 제도적 지원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금호 학생은 “장애학생지원위원회를 통해 대학 장애학생이 참여하고 결정할 수 있는 구조적 대안이 마련되어야 하고, 장애학생의 교육적 차별을 없애야 한다”며 “장애인교육지원법을 통해 장애학생의 신체적 한계가 교육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생교육, ‘성인장애인에대한 교육지원도 반드시 필요해’ 또 이 법(안)에는 그동안 교육받지 못했던 성인 장애인에 대한 지원도 명시되어 있다. 장애인교육지원법(안)에 장애인평생교육 기관과 장애인의무 평생교육 제도를 도입해 기존의 민간 장애인 야학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장애인교육권연대 김기룡 사무국장은 “장애인평생교육기관은 평생교육법이 담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장애인교육지원법에 별도로 설치해 지원 근거를 마련하려고 했다”면서 “장애인 의무 평생교육 제도를 통해서 장애 성인을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 설치 확대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 법(안)에는 교육지원대상자에 대한 심사청구, 재심청구 등 절차상의 보호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과태료 제도를 신설하여 교육지원대상자의 교육 현장 참여를 의도적으로 방해할 경우 1백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했다. 장애인교육지원법, ‘기존 법과 차별화, 그러나 보완도 필요’ 장애인교육지원법(안)의 영유아·초중등·고등·평생교육 등 각 영역에 대한 발표에 이어 한국재활복지대학교 김주영 교육연구사, 장애인 참교육부모회 박문희 정책국장, 교육인정자원부 김은주 연구관의 토론이 있었다.
한국재활복지대학교 김주영 교육연구사는 장애인교육지원법안이 여러 측면에서 현행 특수교육진흥법은 물론 교육인적자원부의 정책연구 결과와도 많은 차별성을 갖고 있지만 더 검토해야 할 과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사는 장애인교육지원법(안)에서는 ▲다양한 기구의 설치 ▲관련 지원의 강조 ▲장애의 조기발견 ▲고등교육 및 평생교육의 신설 등 기존 법률이 다루지 못하고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지나친 용어 정의 ▲각종 기구의 확대설치 ▲분명하지 않은 관련 지원 ▲지원대상과 선정 기준의 누락 ▲논란이 우려되는 치료교육의 정체 등 최소한의 해결 과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사는 “행정가들의 이해와 인식 부족으로 장애인교육 예산 결정에 많은 벽이 있음을 절감한다”며 “진정한 통합을 이루어내려면 힘들더라도 일반교육의 틈새에 장애인 교육을 하나하나 채워 넣는 것이 통합교육의 정신이 발휘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애인교육지원법, ‘법으로서 실행가능성 점검도 필요’ 이어 장애인 참교육부모회 박문희 정책국장은 “장애인교육지원법안은 기존의 특수교육진흥법과는 차별화된 내용을 담고 있다”며 “가족 지원 서비스, 교육기관 장과 교육의 책무성, 치료교육교사 배치 등은 부모의 입장에서 반길만한 항목들”이라고 밝혔다. 또 박 정책국장은 “특수교육진흥법으로는 장애를 이유로 입학을 거부할 수 없다는 조항을 제외하고 교육차별 항목이 없었으나 장애인교육지원법은 교육차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명시·강제하고 있어 교육차별 발생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장애인교육지원법이 법으로서 그 체계와 실행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과정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교육인적자원부 김은주 연구관은 ▲법 명칭 및 새로운 법률 용어 도입에 대한 관련인들의 합의 ▲‘사회통합’이라는 관점에서의 법안 전면 검토 ▲새로운 조직과 기관 신·증설의 필요성 재검토 ▲규제 완화 등 법적인 측면에서의 검토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김 연구관은 “이 법안이 수차례에 걸친 의견수렴과 고민 끝에 마련하게 된 법안인 만큼 향후 특수교육 관련 법령이 어떻게 제·개정 되더라도 이 법안이 상당부분을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장애인들이 일생에 걸쳐 적절한 교육을 받아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법안 마련을 위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교육지원법, ‘장애인 교육 지원에 대한 근거 마련’ 장애인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고 할 수 있는 교육권 확보를 위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장애인교육권연대에서는 장애인 교육 지원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추진하게 되었다. 또 정부는 특수교육 관련 법령 개정을 위해 정책연구를 수행한 뒤 특수교육진흥법 전면개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학회에서는 특수교육진흥법 개정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장애인교육 지원에 대한 구체적 근거 마련을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장애인교육지원법(안)은 한 차례의 입법 공청회를 거친 뒤 오는 4월경 입법 발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가 특수교육진흥법 전면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특수교육진흥법이 폐기되고 장애인교육지원법(안)이 국회에서 단독 법안으로 채택될 수 있을지, 특수교육진흥법 전면 개정 과정 속에 장애인교육지원법이 포함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지숙 기자 mjs0413@withnews.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