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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목을 죄는 공권력 탄압에 대응하는 방법 |
| ① 묵비권을 행사하고,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진상을 밝히라’는 식의 요구도 이제는 접어야... |
[위드뉴스] 입력시간 : 2007. 06.02. 18:09 |
지난 해 9월 11일 한겨레신문에는 사상 초유의 기고가 실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의 금태섭 검사(연수원 24기)가 기고한 ‘현직 검사가 말하는 수사 제대로 받는 법’이 바로 그것.
피의자에게 대단한 유용한 이 글을 작성한 죄(?)로 검찰총장의 경고 처분을 받은 금 검사는 수사와 관련이 없는 부서인 총무부로 인사 조치되었고, 지난 2월 12년간 몸담은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다시 등장했다.
법대로 하면 수사를 못해?
기고문에서 금 전 검사는 두 가지 요령을 알려주었다. “첫째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고, 둘째는 변호인에게 모든 것을 맡기라는 것”이다. 이 두 방법은 수사 받는 방법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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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금 전 검사는 동료검사로부터 “‘그런 걸 다 가르쳐주면 앞으로 수사를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는 반응”을 받았다고 기고문에서 밝혔다.
금 전 검사는 이렇게 썼다. “변호사를 동반하지 않은 피의자를 상대로 밤새도록 똑같은 질문을 해서 자백을 받던 시대는 지났다. 여론의 지탄을 받는 범죄라고 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진상을 밝히라’는 식의 요구도 이제는 접어야 한다.”
이동권 투쟁과 활동보조인서비스 사업 정상화를 위한 투쟁, 장애인 기초연금법 투쟁 등 장애인계의 각 사회적 현안을 놓고, ‘벌금에 이어 지명수배, 체포, 구금, 밤샘 조사, 구속’이란 꼼수를 부리는 정부의 대응에 가장 적절한 표현인 것.
그렇다. 장애인에게 ‘진상을 밝히라’라고 밤새워 조사하는 방식은 이제 접어야 한다. 그 동안 정부의 손아귀 안에서 ‘밥 좀 먹여주십시오’라고 얌전히 요구해봤자, 돌아오는 건 늘 개차반이었다.
그래서 장애인들은 몸을 던져 싸웠고, 국민의 기본권을 요구했다. 이 요구의 진상을 경찰․검찰 마음대로 밝히라고 요구하는 건 근시대적인 발상.
묵비권 행사, 변호사 선임해야
5월 31일 저녁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이하 전장연)의 이규식 활동가는 금 전 검사가 지적했던 바로 그 방식대로 조사를 받았다. 각 경찰서를 전전하며 밤을 새우고도 또 잠을 못 자고 검찰 수사를 받은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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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이 피곤하고 또 불안했을까. 언어장애도 심하고, 법적 지식이 아예 없는 최중증 장애인인 이 조직국장에게 조사받는 시간은 불안에 떠는 시간이 되었을 법하다. 금 전 검사는 피의자의 마음을 잘 안다.
“고소를 당하거나 수사기관에 입건돼 피의자가 된 때의 곤혹스러움과 불안감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심지어 수십년 동안 판사, 검사, 변호사로 활동하던 법률 전문가나 수사를 직업으로 하는 경찰관도 피의자가 되면 불안에 떤다.”
불안과 초조에 시달리다 보면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지르며 “이미 파멸로 이끄는 길에 한걸음 들어서는 것”이라고 지적하는 금 전 검사는 이럴 때는 “일단 가만히 있으면서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라고 조언한다.
검사는 “피의자를 기소했다가 법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싶어 하지 않는” 심리가 있다는 것. 덧붙여 “이 때문에 피의자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불이익을 받지는 않는 것이다. 오히려 스스로 만든 함정에 빠지는 어리석음을 피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수사에 대응하는 것은 프로인 변호사에게 맡겨야 한다”라고 권유한다. 또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아낌없이 투자해 훌륭한 변호인을 구해야 한다. 도저히 그럴 수 없는 경우에도 국선 변호인 제도를 이용하는 등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방법을 알려준다.
이훈희 기자 bara@withnews.com 이훈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