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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축하'' 하지 말고 사람답게 살게 하라" |
| 장애인들, 장애인의 날 기념 행사장서 활동보조서비스 약속 이행 촉구 |
[위드뉴스] 입력시간 : 2007. 04.20. 14:22 |
제27회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 이날 오전 11시 서울 남대문에 소재한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두 가지 행사가 개최됐다. 하나는 보건복지부 주최로 열리는 ‘장애인의 날’ 축하 기념행사였으며, 또 다른 하나는 올바른 활동보조서비스 시행을 촉구하는 장애인들의 집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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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여기에 온 이유는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왜 활동보조서비스 약속을 어겼는지 묻기 위해서다. 유시민 장관은 지난 2월 활동보조서비스 최대 월 180시간 보장, 대상제한 폐지 등을 담겠다고 약속했으면서 공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약속을 어겼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문애린씨는 “30명이 넘는 장애인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받아낸 약속은 아무것도 아니냐”며 “유 장관은 뭐가 무서워서 얼굴도 안 비치는지 모르겠다. 유 장관이 약속을 지키는 날까지 어디든 따라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월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장애인들이 단식농성을 하며 올바른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를 촉구하자 ▲월 180시간 특례마련 ▲18세 미만 장애아동에게 성년장애인에 준하는 활동보조서비스 제공 ▲소득제한 폐지 등의 내용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최종 공개된 복지부 활동보조서비스 지침에는 이러한 내용이 빠져있었던 것. 이에 활동보조서비스제도화를위한공동투쟁단(아래 공동투쟁단)은 지난 11일부터 경기도 고양시에 소재한 유 장관 집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기 시작했으며, 유 장관을 만나기 위해 장애인의 날 행사장까지 찾게됐다.
장애인들, 장애인의 날 행사장서 활동보조서비스 약속 이행 촉구
이들이 찾은 대한상공회의소는 ''제27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곳으로, 유시민 복지부 장관도 ‘장애극복상’을 받는 장애인들을 축하하기 위해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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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날 행사장을 찾은 공동투쟁단 소속 장애인들은 유시민 장관의 얼굴은 물론, 그가 타고 지나가는 차도 보지 못했다. 행사장 입구는 경호원들과 경찰들로 철저히 봉쇄되어 있었으며, 초대장을 받은 사람만 행사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관계자는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장애인들이 시위를 했는데, 그것 때문에 장애인들의 이미지가 너무 안 좋아 졌다”며 출입 제한을 하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이날 장애인의 날 기념 행사장에 먼저 들어와있던 공동투쟁단 소속 장애인들은 경찰에 둘러싸여 행사가 끝날 때까지 이동하지 못했으며, 행사장 밖에서는 30여명의 장애인들이 ‘유시민 장관은 활동보조서비스 약속을 이행하라’며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서 공동투쟁단 소속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박현 사무국장은 “우리는 단 한 시간이라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내가 이동하고 싶을 때 이동하고, 교육받고 싶을 때 교육받고 싶다”면서 “우리도 활동보조를 통해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다는 데 복지부는 그 약속을 어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시민 장관은 약속하나 지키지 못하면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 여기 나와서 약속 불이행에 대해 사과하고 조속히 약속을 이행해야 할 것”이라며 “장애인의 날을 축하할 게 아니라 장애인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문애린씨는 “주변에 사지를 못 움직이는 척추장애인이 있다. 이 사람의 경우 24시간 활동보조가 필요한데 판정 결과 한 달에 40시간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며 “이 시간으로 도대체 무엇을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유 장관은 더 이상 장애인을 우롱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문씨는 “유 장관 주변에 장애인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이렇게까지 약속을 뒤집지는 않을 것”이라며 “목숨 걸고 받아낸 약속. 유 장관이 가는 곳 어디든 찾아가 반드시 제대로 된 활동보조서비스가 시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 아닌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다"
이날 집회 도중 기념 행사가 끝난 시각인 오전 11시 40분경. 기념식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밖으로 우르르 몰려나오자 공동투쟁단 소속 장애인들은 행사장 정문 쪽으로 이동하며 ‘유시민 장관은 약속을 이행하라’고 외쳤으며, 경찰이 이들의 이동을 막자 거세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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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낮 12시 30분경 이들은 유시민 장관이 행사장 밖으로 이동할 것을 예상하고 출입문을 지키고 있었으나, 유 장관은 ‘장애극복상’ 수상자들과 오찬을 나눈 뒤 오후 1시경 뒷문을 통해 이동했다.
유 장관이 뒷문을 통해 이동함에 따라 이들은 유 장관의 얼굴을 보지 못했으며, 오후 1시경 집회를 정리하고 오후 2시부터 열리는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역으로 이동했다.
한편,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는 사전에 초대장을 받은 장애인 500명만 들어갈 수 있었으며, ''장애 극복상 시상식'', ''기념사'' 등으로 진행된 이 행사는 장애인들의 말처럼 ‘정부의 치적을 드러내기 위한 하루 잔치’에 불과했다.
정부의 이런 행사를 거부하기 위해 장애인들은 지난 2002년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을 구성,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이 아닌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로 지정하고 이날 하루동안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
올해는 ▲장애인차별철폐를 위한 입법(사회복지사업법, 장애인교육지원법)쟁취 ▲장애인자립생활을 위한 사회적 권리 확보 ▲사회서비스 확대 및 공공성 강화 등 3가지를 주제로, 서울역에서 오후 2시부터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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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숙 기자 mjs0413@w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