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대학생 교육권이 권고사항이라고?

특교법 개정안 고등교육, 권고조항으로 수정
대학생 공투단, “교육적 책임 회피하려는 것”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6-12-08 18:50:14

▲대학생 공투단은 8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장애인고등교육 외면하는 교육부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 대학생의 교육권은 필수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이다?’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가 교육인적자원부가 마련한 ‘특수교육진흥법 전부개정안’의 내용 중 장애인 대학생 교육권 보장과 관련한 내용을 기존 강제조항에서 권고·선택 조항으로 수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장애인교육지원법제정을 위한 전국대학생 공동투쟁단’(이하 대학생 공투단)은 8일 오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국의 장애인대학생들은 장애인고등교육권을 외면한 교육부의 결정에 분노한다. 장애인고등교육 외면하는 교육부를 규탄 한다”고 촉구했다.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는 지난 11월 16일 법안심사과정에서 ‘고등교육 조항은 사립대에 너무 많은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이는 사립대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며 교육부에 강제성을 띄는 ‘~해야 한다’라고 표기된 법률의 문구를 권고·선택의 의미를 담은 ‘~할 수 있다’라는 문구로 전부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교육부는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의 의견에 동의했으며, 현재 ‘특수교육진흥법 전부개정안’의 고등교육조항은 권고·선택 조항으로 전부 수정된 상태이다.

대학생 공투단은 “법이라는 것이 강제적 성격을 전부 잃어버린 채 ‘할 수도 있고 안 해도 그만인 법’으로 전락한다면 그것은 ‘사문화된 조항’에 지나지 않는다”며 “즉, 특수교육진흥법전부개정안에 장애인고등교육조항이 존재 한다 해도 그 법 조항이 전국 장애인대학생들의 교육권 침해를 현실적으로 바꿔낼 수 있는 아무런 근거도 제공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생 공투단은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들은 자신의 장애와 정도에 적절한 교육적 지원을 제공받지 못한 채 교육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이미 장애인대학생 교육권 침해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법률적 근거가 없고 정부차원의 정책수립 및 예산 지원의 부재’가 제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학생 공투단은 “교육부와 정부는 장애인고등교육 실태에 책임감을 느끼고 장애학생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정책수립과 예산지원을 수립하지는 못할망정 ‘사립대학의 자율성’을 핑계 삼아 교육적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각장애인인 대학생 공투단 황기연 집행위원장은 “학교에서 수업을 받으며 가장 부러웠던 것은 발표수업을 하는 것인데 발표수업을 하고 싶어도 책이 없어서 할 수 없었다”며 “신체적 차이를 이유로 교재를 볼 수 없고, 기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대학생 공투단은 기자회견 후 교육부 관계자에게 김신일 교육부장관의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신지은 기자 (wldms2@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