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 부모들, 연세대 인권위에 진정
연세재활학교 시설 열악…장애학생 교육권 침해
“특수학교는 수익성 떨어진다” 권리침해 발언도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6-12-21 18:40:51

▲장애아 부모들이 연세대를 인권위에 진정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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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본관에 천막을 치고 4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연세대학교재활학교 학부모 60명이 장애학생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집단으로 진정을 냈다.

장애아 부모들은 이 진정서에서 “1964년 연세재활병원 내에 설치된 연세재활학교는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가능한 시설과 환경을 확보하지 않아 장애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2005년 학교를 방문한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도 수업공간, 휴식공간, 주차공간, 화장실 등 모든 면에서 장애학생들을 수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스쿨버스에 휠체어리프트조차 설치돼 있지 않은 실정.

장애아 부모들은 “병원의 통로가 비좁은 관계로 학교 복도는 장애학생들의 휠체어로 꽉 차 비장애인조차 제대로 다닐 수 조차 없는 상태이며,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학교에 남아있는 학부모들을 위한 공간조차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장애아 부모들의 지적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학교에는 유치초등부만이 설치되어 있어 초등부를 졸업한 장애학생들이 중학교로 진학하기 위해서는 다른 학교로 뿔뿔이 흩어져야하는 실정.

서울시내 지체장애 특수학교는 총 5곳. 이중 1곳만이 연세재활학교 인접구인 마포구에 위치해 있으나 현재 재학생이 포화상태여서 당장 2007년에 졸업하는 장애학생들(9명)은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장애아 부모들은 “이러한 문제는 결국 학교법인 연세대학교가 연세재활학교를 43년간 아무런 책임도지지 않은 채 방치해 놓은 결과”라며 “빨리 학교를 신축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애아 부모들은 장애학생들의 인격권을 침해받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지난 10월말 학교 재단 본부장이 학부모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수학교는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발언, 장애학생들의 인격권을 침해했다는 것.

이날 진정서 제출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세대 동아리연합회 김세현 회장은 “우리학교에 연세재활학교가 있는 줄 얼마 전에야 알았다. 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간판이나 표지판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우리 학교가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캠퍼스가 되기를 바란다”며 “연세대학교는 장애아부모들의 요구를 빨리 수용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아 부모들은 교사, 학생, 장애인단체 등과 함께 연세재활학교교육권확보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지난 18일부터 연세대학교 본관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소장섭 기자 (sojjang@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