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재활학교 신축 연세대의 책임이자 의무”
연세대, 예산·부지확보에도 불구 학칙개정 미뤄
''''연세공대위'''' 출범식 갖고 무기한 천막농성 돌입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6-12-18 18:27:53

▲연세공대위가 연세재활학교 신축과 중·고등학급 설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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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진학을 눈앞에 두고 있는 아이에게 ‘너는 이제 진학할 학교가 없으니 집에서 쉬어야 한단다’, ‘상급반 진학을 위한 학칙이 없으니 다른 학교로 진학해야 한다’는 잔인한 말을 하라고 강요하는 연세대학교 재단의 부당함과 기만을 거부한다.”

교육 공간 확보와 중·고등학급 설치를 위한 연세재활학교의 신축 일정이 미뤄지면서 재활학교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들이 상급학교 진학기회를 놓치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

이에 연세재활학교 학부모회와 장애인교육권확보를 위한 단체들은 연세재활학교 교육권 확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연세공대위)를 구성하고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본관 앞에서 ‘공대위 출범 및 천막농성돌입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연세재활학교 신축부지 결정…학칙개정 차일피일 미뤄

연세대학교 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연세재활학교’는 1964년에 개교한 지체부자유 특수학교로 연세재활병원 3층에 위치해 있으며 유치부 1학급, 초등부 6학급에 69명의 장애학생이 재학 중이다.

연세재활학교를 졸업한 장애학생들은 진학할 상급학교를 찾아야 하지만 인근에 위치한 특수학교는 우진학교 단 한 곳 뿐. 하지만 우진학교의 재학생이 꽉 찬 실정이라 연세재활학교 졸업생들은 타 지역의 특수학교에 다니거나 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연세재활학교 학부모들은 학교 신축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재활학교 건립을 위한 37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또한 최근 연세대 이사회는 연세재활학교 건립을 위한 신규 부지로 연세대학교 서문운동장 부근을 선정하고 지하 1층, 지하 2층 규모의 건축설계 계획을 확정했다.

하지만 연세대 이사회는 부지 선정 이후 중·고등학급 설치를 위한 학칙개정과 교육예산지원 등을 미루고 있어 학교 신축과 함께 연세재활학교 졸업생들의 상급학교 진학이 불투명해진 상태이다.

“장애학생들도 학교에 다닐 권리가 있다”…공대위, 천막농성 돌입

이날 연세재활학교 학부모회 권정미 대표는 “12월 말까지 교육청에 서류를 제출해야 학교가 신축될 수 있는데 연세대 재단은 이에 대한 의지 없이 계속 미루고만 있다”며 “학교를 지을 수 있는 부지는 있지만 학교를 짓지 못해 5학년, 6학년 아이들의 진학이 불투명해 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대표는 “연세재활학교에는 유치부와 초등학급밖에 없어 졸업 후에는 몇 시간이 걸리는 먼 지역의 학교에 진학하거나 집에서 놀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연세대 재단은 장애학생들도 학교에 다닐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미 학부모는 “현재 연세재활학교는 13개의 교실과 지하1층의 공간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는 특수교육을 제공하기에 매우 협소한 공간”이라며 “장애아동의 부모로써 학교 신축과 중·고등학급 설치를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연세공대위는 기자회견 후 연세대학교 본관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연세재활학교 신축을 위한 무기한 천막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연세공대위는 “우리는 학교를 지어달라고 부탁하러 온 것이 아니라 정관에 명시된 대로 연세재활학교에 대한 연세대 재단의 책임과 의무를 묻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는 연세재활학교 학생과 학부모, 교사, 교육 주체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라고 밝혔다.

이어 연세공대위는 “연세대 재단은 시간을 끌어 장애학생들이 입학하지 않도록 해서 학생 정원 감소와 함께 재활학교를 폐교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며 “연세대 신촌교정에 특수학교는 안 된다고 운운하는 연세대 재단의 장애인 차별과 님비증후군에 대해 책임을 묻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공대위는 출범 기자회견을 끝마친 후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에이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