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애인교육 전국 평균도 안 된다
교육보조원 배치 10위…고등 특수학급 11위
학급당 평균인원 11위…국감 피하기 힘들듯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6-10-09 16:14:49

▲25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가 9일 오전 농성장 앞인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서울시의 교육 현실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에이블뉴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넘겨 25일째 장애아부모들의 천막농성이 계속되고 있는 서울. 과연 서울의 장애인 교육 현실은 어떠한 수준이길래 장애아 부모들은 추석까지 반납하며 농성을 계속해야 했을까? 지난 추석 연휴동안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 소속 부모들이 농성장에 모여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장애인교육 수준은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는 9일 오전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자료들을 각 언론사에 공개했다. 같은 시각 국회의원회관을 방문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을 찾아 이 자료들을 넘겼다. 12일로 예정된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각 국회의원들의 지적을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학급당 평균인원=서울시의 특수교육기관(특수학급, 특수학교) 학급당 평균인원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실정이다. 이는 서울의 장애학생들의 수업의 질이 타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2006년 특수교육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유치원의 경우 전국 평균이 3.7명인데 비해 서울은 4명으로 전국 16개 시도 중에서 11번째로 높았다. 초등학교의 경우, 전국 평균이 5.9명인데 비해 서울은 6명으로 전국에서 8번째를 차지했고, 중학교의 경우 전국 평균이 7.4명인데 비해 서울은 7.5명으로 전국에서 7번째를 차지했다. 고등학교의 경우 전국 평균이 8.9명인데 비해 서울은 9.8명으로 전국 14번째를 차지, 가장 심각한 상황이었다.

▲고등학교 특수학급 설치율=서울의 고등학교 특수학급 설치율은 전국 16개 시도 중 11위로 전국 평균에 미달되는 상황이었다. 서울의 전체 고등학교 295곳 중 특수학급이 설치된 학교 30곳에 머물러 10.2%의 설치율을 보였다. 전국 14.3%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특수교육보조원 배치율=장애학생들의 수업활동 보조를 위해 배치된 특수교육보조원의 배치율은 서울시가 전국 16개 시도 중 10위로 전국 평균에 미달되는 수준이었다. 서울의 특수교육대상자수는 1만1천927명인데 비해 특수교육보조원 수는 426명에 불과해 특수교육보조원 1인당 27.9명의 장애학생을 보조해야하는 실정이다. 이는 전국 평균인 25.1명보다도 많은 수치이다.

▲특수학급 기준 면적 확보율=서울시 특수학급의 기준 면적 확보율은 전국 16개 시도 중 13위로 전국 평균에도 여전히 미달되는 수준이었다. 전체 특수학급 740곳 중 586곳인 79.2%만이 기준 면적으로 확보하고 있었다. 20.8%에 해당하는 나머지 154곳은 일반 교실을 절반으로 나눠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현재 전국 평균은 86.4%이다. 기준 면적을 확보하지 못한 특수학급에서는 사실상 정상적인 수업활동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특수학급 운영비=특수학급 운영비는 학급자료 제작, 교재·교구 구입, 각종 검사도구 확보, 특수학교 교과서 구입, 기타 특수학급 운영에 쓰이는 돈이다. 서울의 경우, 신설되는 해에 1년간 지원하는 신설학급 지원예산은 타 시도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으나 이미 설치된 학급에 지원되는 예산은 전국 최하위 수준이었다.

2004년 특수교육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유치원의 경우, 기존 학급과 신설 학급의 운영비가 모두 1천원으로 각각의 전국 평균인 3천302원과 8천229원보다 훨씬 적었다.

초등학교의 경우도 신설 학급은 1만원으로 전국 평균인 9천828원보다 약간 많았으나 기존 학급은 2천원에 불과해 전국 평균인 3천284원보다 훨씬 적었다. 중학교의 경우도 신설학급은 1만원으로 평균 9천746원보다 약간 많은 상황이었고, 기존 학급은 2천원으로 평균 3천373원보다 훨씬 적었다.

마지막으로 고등학교의 경우 기존 학급은 3천원으로 전국 평균 4천491원보다 훨씬 적었고, 신설 학급은 2만원으로 전국 평균인 1만2천229원보다 많은 수준이었다.

▲특수교육발전협의회 구성=특수교육발전협의회는 장애인교육관련 민간단체와 시도 교육청이 장애인교육발전을 위한 정책 협의를 진행하는 임의적 회의체이다. 열악한 장애인교육 현장을 개선하기 위해 민관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지난 2005년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경북, 경남에 이 협의회가 구성됐고, 올해에는 울산과 경기에도 설치됐다. 내년에는 충북, 충남, 전북, 전남에도 설치될 예정이지만, 아직 서울, 강원, 제주에는 설치 계획이 없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측의 설치 제안을 계속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수교육지원센터 전담인력=특수교육지원센터는 열악한 장애인교육 현장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부의 권고로 지난 2001년부터 각 지역별로 설치되고 있다. 특수교육 활동 지원, 특수교육대상학생 발견 정보관리 지원, 특수교육 대상학생 진단·평가 지원, 특수교육 대상학생 선정·배치 지원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서울의 경우 현재 11개의 특수교육지원센터가 설치돼 있지만, 전담인력은 사무직 직원 1명밖에 없다. 타 시도의 경우 특수교사, 치료교육교사 등을 배치해 최소한의 형태로나마 운영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이마저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소속 11개 지역교육청의 특수교육담당 장학사 중 54% 가량은 특수교육을 전공하지 않은 인력이며, 각계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간 특수교육 전공 인력을 한명도 늘지 않았다.

▲직업교육 대책=서울의 장애인 직업교육대책은 한마디로 부실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선 서울시내 장애학생들의 직업교육을 담당한 직업교육교사가 부족해 고등학교 특수학급의 경우 1명의 직업교사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들 약 87명을 감당해야하는 실정이다.

중학교 특수학급에는 직업교육 담당 교사가 단 1명도 없다. 특수학교 전공과의 경우는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고3 학생의 34%만이 진학할 수 있는 실정이며, 전공과 교육과정도 부실해 졸업생 취업률이 50%도 채 안되는 실정이다.

소장섭 기자 (sojjang@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