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27일 (수) 20:03 YTN

장애아 학부모 ''눈물의 삭발식''

[앵커멘트]

장애아를 둔 학부모들이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삭발 투쟁을 벌였습니다.

자기 자녀들도 보통 아이들처럼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게 삭발의 사연입니다.

대전에서 이문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삭발식이 거행되고 있습니다.

삭발을 하고 있는 이들은 장애아를 둔 학부모.

내년 장애인 특수교육 예산 확정을 앞두고 시교육청과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머리를 깎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인터뷰:이현경, 장애아동 학부모]

"자식의 고통에 비하면 자식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이 엄마의 머리카락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장애아 학부모가 중심이 된 대전장애인교육권연대는 지난 7일부터 시교육청과 특수교육 예산문제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섭위원 구성 등에서 교육청과 마찰을 빚으면서 20여 일째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자]

대전장애인교육권연대는 장애 학생들을 위한 교육권 확대에 좀 더 성의있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을 시교육청에 요구했습니다.

학부모들의 주장은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예산을 다른 지역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 달라는 것입니다.

올해 각 시도별 교육예산을 살펴보면 대전은 장애학생 1명에 350여 만원으로 겨우 최하위를 면했습니다.

대전시교육청은 시의 재정 자립도가 취약한 상태에서 다른 지역과 비교하는 것이 무리라고 말합니다.

[인터뷰:임한영, 대전시교육청 장학관]

"대전의 재정 자립도가 낮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요구사항을 전부 들어줄 수 없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대전 이외에도 서울과 전남 등지에서 특수교육 예산을 놓고 교육청과 장애인교육권 단체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매년 장애인 교육 예산을 늘리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특수교육 혜택을 받고 있는 장애학생은 4명 중 1명에 불과합니다.

보통 학부모가 자녀의 과외나 특별활동에 고민하고 있을 때 장애아 학부모들이 머리를 삭발하고, 아스팔트 위에서 눈물을 흘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 Digital YTN.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