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학생 특별전형, ‘장애인 차별요소 수두룩’ |
| ‘특정 장애 유형만 선발, 사전 심사 후 지원자격 부여’ |
[위드뉴스] 입력시간 : 2006. 09.26. 14:43 |
지난 1995년 도입돼 각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장애학생 특별 전형 제도가 저조한 등록율을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형 요강 내에 특정 장애인만 입학하도록 명시하고 있는 등 인권 침해 요소가 상당수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이 2005년~2006년 장애인 특별전형을 실시한 전국 65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장애인 특별전형 등록율이 30% 내외로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의 경우 61개 대학에서 1220명의 장애학생을 모집했으나 실제로 등록한 학생수는 344명에 지나지 않아 28.2%의 등록율을 나타냈으며 2006년에는 63개 대학에서 1148명을 모집했으나 338명(33.8%)만 등록했다.
특히 2005년의 경우 61개 대학 중에서 11개 대학이, 2006년의 경우 63개 대학 중에서 13개 대학에서 장애학생 특별 전형 모집을 했지만 장애학생은 단 명도 선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학에서 장애인 특별전형에 합격을 해놓고도 등록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20개 대학에서 48명의 장애학생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해 장애인 특별전형에 의해 최종 등록한 학생수(344명)의 14%나 되는 수치이며 2006년에도 76명의 학생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심사 통과한 학생에게만 대학 지원 자격 부여’
또 조사 결과 장애인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학교 중 44개 학교의 전형자료를 분석한 결과 25개 학교가 장애정도 및 유형을 심사하는 사전 심사를 통과한 학생에게만 지원 자격을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대학교의 경우 지체부자유 장애인에게만 지원자격을 부여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K교대의 경우 지체부자유 장애인 중에서도 장애등급 6등급인자만 입학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J 대학교는 지체부자유 장애인 또는 청각 장애인으로만 지원대상을 한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장애학생에 대한 시설, 교수학습 지원 가능 여부의 판단 등에 따라 자의적으로 기준을 설정하고 아예 지원자격 조차 주지 않을 우려가 있다”며 “장애학생 특별전형 내에 인권침해 요소가 많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지난 2004년 ‘장애인 특별전형에서 특정 장애유형에 한정하여 지원자격을 한정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행위’라며 시·청각·지체부자유 이외의 장애인에 대해서도 지원자격을 부여하도록 권고한 바 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장애학생 중 검정고시 출신자는 지원 불가?''''
또 전형 요강에 ‘대학 수학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는 자에 대해서는 입학을 불허할 수 있다’고 사전에 고지한 대학도 일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장애학생 중 검정고시 출신자는 지원이 불가한 곳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M 대학교의 경우 장애인 특별전형에 대해서는 사회복지학과, 신학부, 컴퓨터공학부만 입학을 허용한다고 해 전형요소 내에 장애인에 대한 차별요소가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모 대학은 장애학생의 지원 자격 여부 심사시 차량 또는 이동지원 인력, 대필자, 수화통역사 등은 지원자가 준비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특수교육설비를 갖추고 있지 않으므로 장애학생 특별전형시 사전 상담을 하라’고 고지한 대학도 있다.
안 의원은 “이 같은 전형 요강은 장애학생들을 위축시켜 특별전형에 지원할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며 “대학의 여건에 맞춰 장애학생들의 수학능력, 소질과는 상관없이 장애정도나 유형을 보고 선발하는 그릇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장애학생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대학 중 자료를 제출한 50개 대학 중 34%인 17개 대학은 특별 전형 과정에 필요한 각종 편의를 제공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필이나 노트북, 음성보조장치 제공 등의 조치를 취한 학교는 11개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은 “장애학생 특별전형 시 수험생 편의 제공 현황을 살펴보면 장애인 특별 전형에 대한 대학측의 형식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다”며 “장애 학생에 적절한 편의를 제공해 선발의 공정성을 지키고 장애학생의 적성을 파악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지숙 기자 mjs0413@w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