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분된 장애계 극복하고 장애판 다시 짜겠다"

5개 장애인단체, ''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 설립 추진

[위드뉴스]

입력시간 : 2006. 09.27. 16:55

5개 장애인단체가 이분화된 장애계의 구조를 극복하고 장애인 단체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 장애인 복지정책을 추진할 ‘한국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5개 장애인단체 회장들이 27일 ''한국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위드뉴스

한국장애인부모회,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한국교통장애인협회, 한국농아인협회, 한국시각장애인협회로 구성된 5개 장애인단체는 27일 오전 11시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장총련, 장총 통합은 이념 달라 불가능''
''양분화된 장애계 극복되어야’

5개 장애인단체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으로 양분화된 기존의 장애계를 반성하고, ‘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의 설립을 통해 장애계의 의견을 하나로 통합함으로서 이익을 극대화 할 수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는 우리나라 장애인복지법 제54조에 의해 장애인단체의 의사를 수렴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기구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5개 장애인단체는 "협의회는 이미 설립되어 있어야 하지만 정부의 의지부족으로 설립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양분화된 장애계를 구실삼아 협의회 설립을 미루어 왔다는 것.

이들은 또 "이념과 설립배경이 다른 두 단체의 물리적 통합은 실현 가능성이 없고 강제할 수도 없다"고 설명하며 "장애인 단체의 의견과 이익을 대변할 협의회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 설립은 한국장애인부모회 이만영 회장의 제안에 비롯된 것으로, 5개 장애인단체가 사전 공개 없이 몇 차례의 회동을 통해 비밀리에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만영 회장은 “장애인 복지의 발전을 위해 장애인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야 할 때”라며 “장애인들의 뜻을 한 곳으로 집중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양분된 장애계는 갈등구조를 심화시키고 장애계의 통합을 방해한다”며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고 장애인 단체가 소속단체를 초월하여 연합할 수 있도록 협의회 설립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임통일 회장, ‘장애인 정책 효율적으로 추진할 것''

이 회장에 이어 한국교통장애인협회 임통일 회장은 “장애계가 두 단체로 갈라져 있어 뜻을 하나로 모으기 어려워 오히려 장애인 복지가 후퇴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두 단체를 떠나 장애인 단체가 서로의 의견의 공유하며 장애인 복지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자는 의미에서 협의회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임 회장은 “협의회를 통해 장애인 운동이 장애인 뿐 아니라 사회운동의 일환으로 퍼져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에 이어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박덕경 회장은 “서로 눈치 보기에 급급해 정부에 장애인들의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된다”며 “특히 장애인 단체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LPG 지원 폐지를 계기로 양분화된 장애계를 더욱 반성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박 회장은 “협의회 설립은 장애판을 새롭게 짜기 위한 것”이라며 “5개 단체가 주축이 되어 앞으로 많은 장애인 단체를 협의회에 끌어 모을 계획이다”고 전했다.

변승일 회장, ‘타 단체 배제 아니다’

계속되는 발언으로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은 “5개 장애인 단체가 주축이 된 이유는 다른 장애인 단체를 소외하고 배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선 중심이 되는 단체가 앞장서겠다는 것”이라며 “협의회는 단체와 소속을 초월해 장애인 복지를 대변하고 추진하기 위해 설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5개 장애인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를 조속히 설립하여 장애계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장애 관련 단체들이 구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장애계의 발전에 최선의 해법”이라고 밝혔다.

또 5개 장애인단체는 “정부는 장애인들의 고민과 결의를 수용하여 협의회가 조속히 설립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전하며 "보건복지부 유시민 장관과 공식 면담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5개 장애인단체는 장애인 단체의 연합을 방해하고 장애인의 목소리를 약화시키는 양분된 장애계는 지양되어야 하며, 장애인 복지의 발전을 위해 장애인 단체의 의견이 하나로 통합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협의회가 장애인 복지정책과 관련해 장애인들의 입장과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협의회 설립은 단체와 분파를 초월해 장애인 복지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panicdog@w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