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법과 현행 법률,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정부 “기존 법률 보완하는 선에서 장차법안 마련”
장추련 “목적자체가 달라, 별도규정 반드시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6-09-22 11:14:22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민관공동협력단’의 3차 회의가 지난 9월 13일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에 의해 대표 발의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하 장차법안) 제7조~제29조항의 내용이 기존 법률과 중복되거나 상충하는 부분이 있는지를 검토하고, 어떤 방향으로 조율할 것인가에 대해 토론했다. 회의 결과를 소개한다.

정부 “장차법은 기존 법률 보완하는 선에서”

이날 정부 측은 기존 법률을 보완하는 선에서 장차법안을 조율하자고 주장했고, 장애인계는 장차법이 권리구제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법안임을 강조하며 조정을 통해서라도 장차법안에 관련 규정을 명확히 담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측은 “기존 법률과 중복되는 부분에 대한 수정 없이 장차법이 제정될 경우, 어느 법을 따를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기존 법은 장애인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장애인은 장차법을 적용하는 식의 이중법을 적용할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 측은 “장차법안에는 기본법적 개념으로 장애인 차별금지에 대한 선언적 내용을 담고, 구체적인 내용은 각 부처 소관 개별법의 미진한 부분을 보완해 그 곳에 담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장추련 “기본 법률과 목적 자체가 다르다”

이에 대해 장추련 측은 “기존 법률은 지원법의 성격이 있는 반면 장차법안은 권리구제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 목적 자체가 다르다”면서 “기존 법률과 다소 중복되는 부분이 있으나, 기존 법률에서 지원이나 규제를 한다고 해서 장애인의 권리가 직접적으로 확보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장추련은 “중복되는 부분의 조정에 있어서, 기존 법률의 강구조항(~조치를 강구하여야 한다)이나 임의조항과 장차법안이 유사하다고 하여 이를 법안에서 제외할 수 없다”면서 “다소 중복되는 내용이 있더라도 장차법안에 관련 내용을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추련은 “지원법적 성격을 갖는 기존 법률에서도 권리구제절차가 있다고 하나, 그것은 해당 법률이 규율하는 내용에 한해서이지 개별 장애인의 차별 현실에 대한 보호가 될 수 없다”면서 “이런 점에서 장차법안의 내용이 기존 법률과 중복된다고만 할 수는 없으며, 장차법안에는 권리구제를 위한 명확한 규정이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관협력팀은 이날 회의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7일 4시에 열릴 차기회의에서 양측의 입장을 최종 정리키로 했다. 양측은 서로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한다는 전제 하에 법률을 어느 수준까지 조정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검토안을 만들어 오기로 합의했다. 각 부처는 차기회의에서 ‘장차법안 별도 입법여부’에 관련해 각 부처별로 입장을 명확히 밝힐 예정이다.

주원희 기자 (jwh@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