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아이가 교육받을 수 있는 특수학급을 설치해달라며 삭발을 했던 장애아 부모들이 또 다시 서울시교육청을 찾았다. 삭발과 교육청 앞 25일간의 농성을 통해 교육감으로부터 약속받았던 장애인교육 지원 계획들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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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가 장애인 교육권 확보를 요구하며 14일 서울시교육청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서울시교육청 본관 3층 모습. ⓒ 프로메테우스 김유미 |
지난 2004년 10월 장애인, 장애인 부모, 교사 등으로 구성된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는 ‘장애인 교육권을 보장하라’며 교육청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했다. 이들의 농성 25일 만에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2006년까지 전체 행정구역별로 유치원, 고등학교 특수학급을 설치하는 것 등 12가지 교육계획을 약속했고, 이에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는 이를 믿고 농성을 풀었다.
2006년이 3개월 정도 남은 지금은 2006년 9월이지만 여전히 서울시내 6개 행정구에는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고등학교가 단 1곳도 없다. 특수학급이 설치된 고등학교가 없는 지역은 강북, 성북, 서초, 은평, 종로, 용산구.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가 파악하고 있는 이곳의 장애학생 수는 95명에 달한다.
지켜지지 않은 약속은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시교육청은 2006년부터 법정기준에 맞게 치료교사를 배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올해 총 24명의 순회치료교사가 배치되는 것에 그쳤다.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는 법적 기준에 맞추려면 300명 이상의 치료교사가 추가로 배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수교육지원센터 설치·운영 약속도 특수교육지원센터가 설치만 되었지, 전담인력은 배치되지 않은 상태이며, 특수교육지원인력을 확대하겠다던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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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교육권연대 회원들이 교육청 안에서 농성하고 있는 모습.
ⓒ 프로메테우스 김유미 |
그래서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는 또다시 서울시교육청을 찾았다. 지난 7월엔 교육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지만, 이번엔 아예 교육청 본관 안으로 들어갔다. 교육청에 면담, 정책협의를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교육청이 공식적인 답변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육권연대 측은 서울시교육청이 장애인교육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장애인, 장애인 부모, 학생 등 약 30여명은 낮 1시경부터 교육청 본관 3층 복도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들이 교육청 안으로 들이닥치자 교육청 본관 출입을 통제했다. 오후 9시 현재 교육청엔 경찰이 배치돼 본관 안에서 농성 중인 이들을 연행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농성에 참가하기 위해 교육청으로 간 이들의 본관 출입도 막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청 안에서 만난 서울 마포구에서 5살 난 다운증후군 아이를 키우고 있는 서경주씨는 “우리는 대단한 것 해달라는 게 아니고, 정말 소박한 요구를 하고 있어요. 우리 아이가 갈 수 있는 학교를 설치해 달라는 것입니다”고 했다. 그녀는“교육감이 2년 전에 약속한 것이라도 지켜달라는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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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청 측은 본관 셔터를 내려 교육권연대 회원들의 출입을 막았다.
ⓒ 프로메테우스 김유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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