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생활센터냐 아니냐, 이분법 벗어나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박경석 집행위원장
모든 장애인 위한 활동보조인서비스 마련 강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6-09-15 19:58:46

▲전국장애인차별철폐(준) 박경석 집행위원장.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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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지체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을 빼자고 노골적으로 말을 하지는 않지만 정부가 내년도 활동보조인 서비스 예산을 실질적으로 확보하지 않아 그렇게 분위기를 몰고 가고 있다.”

내년부터 보건복지부가 제도화하는 활동보조인 서비스의 지원대상에서 정신지체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이 제외돼서는 안 된다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준) 박경석 집행위원장의 지적이다.

박 위원장은 지난 14일 오후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컨퍼런스홀A에서 개최한 ''장애인의 적극적 사회참여방안 워크숍''에 참석해 활동보조인제도화와 관련한 각종 쟁점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모든 장애인 포괄하고, 연령 제한 없어야”

박 위원장이 제시한 첫 번째 쟁점은 ‘전 장애영역의 포괄과 연령 제한’의 문제. 박 위원장은 먼저 전 장애영역 포괄과 관련해 정신지체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이 자기결정권을 이유로 배제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자기결정권은 인간의 타고난 권리로 정신지체장애인이나 발달장애인에게 자기결정권이 부재할 수 있다는 주장은 인간의 존엄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경계했으며, “자립생활이 가능한 장애인에게 활동보조인을 파견한다는 말은 오류”라고 못 박았다.

“자기결정권은 활동보조인서비스라는 권리를 부여받기 위한 ‘전제’가 아니라, 활동보조인서비스라는 권리의 획득을 통해 달성하고자하는 목표인 것이다. 자립생활 역시 활동보조인이라는 권리를 향유하기 위한 ‘전제’가 아니라, 활동보조인이라는 권리의 획득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인 것이다.”

이어 박 위원장은 연령 제한의 문제에 대해서 정신지체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의 경우처럼 자기결정권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장애인 중 18세 미만 장애인의 25.2%가 시설에 수용돼 있다는 점을 제시하면서 연령 제한을 두지 않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자립생활센터냐 아니냐, 이분법서 벗어나야"

두 번째 쟁점은 서비스 전달방식과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역할.

먼저 박 위원장은 2005년 하반기부터 실시된 경남의 장애인도우미뱅크나 정부의 중증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시범사업은 별도의 대행기관이나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게 모든 예산과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으로, 중증장애인 당사자의 욕구와 선택권이 제한당하고 관리되는 한계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결코 지지될 수 없는 방식이라고 못 박았다.

박 위원장은 대안으로 제시한 방식은 바우처에 의한 중계기관 모델. 보다 구체적으로 박 위원장은 “지방자치단체는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중증장애인에게 활동보조인서비스를 제공해야하며, 활동보조인의 모집·교육·파견 업무를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에게 위탁할 수 있다는 정도의 조례를 제정해야한다”고 제시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적합한 능력을 갖춘 민간단체가 있는 경우 그 중계업무를 위탁할 수 있지만, 그러한 기관이 부재한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중계업무를 담당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중계기관의 독점화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복수의 중계기관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박 위원장은 “중계기관 문제에 있어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인가 아닌가의 이분법적인 접근 방식 자체는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다”면서 “질 높은 서비스와 당사자의 선택권 보장이 핵심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개인 소득을 기준 삼고, 활동보조인 노동권 보장해야”

마지막 쟁점은 소득 기준과 활동보조인의 노동권 보장.

먼저 소득 기준과 관련해 박 위원장은 “소득 기준이 필요하다면, 이는 장애인이 속한 가구의 소득이 아니라 개인 소득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며 “장애인가구가 일정한 경제력이 있다고 해서 장애인이 계속해서 가족에게 의존하는 형태는, 장애인 자립생활의 지향에서 볼 때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단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경우는 가구 소득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덧붙였다.

활동보조인의 노동권과 관련해서는 “현금 직접지급 방식을 설명할 때, 흔히 중증장애인이 활동보조인을 ‘고용’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거나 오해이다. 이용에 대한 계약을 맺는 것일 뿐”이라며 “활동보조인의 고용주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노동자로서의 권리는 그 자체로 당연한 것이며, 활동보조인의 노동 조건은 장애인의 만족도와 깊은 상관관계를 지닌다”며 “활동보조인의 경우, 일의 특성상 업무 중 부상을 입거나 장애인 당사자에게 부상을 입힐 수도 있다. 따라서 활동보조인의 노동권 보장에 있어 핵심은 장기근속 노동자의 고용안정 문제와 업무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공적 보험을 통한 보장문제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소장섭 기자 (sojjang@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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