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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광주광역시에 있는 인화학교와 인화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감독관청인 광주광역시에 관련 사회복지법인 이사진을 해임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가 사회복지법인에 이사해임과 같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영황 인권위 위원장은 22일 기자브리핑을 열고 “사회복지법인 임원들 개개인의 구체적인 불법 행위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같은 해임권고를 하게 된 데는 사회복지법인의 임원으로서 적절한 역할을 하지 못해 많은 장애 학생들의 성폭력 피해를 사실상 방치한 점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권고 배경을 설명했다.
인권위는 지난 3월부터 인화학교와 인화원에 대해 직권조사를 실시해 이미 구속된 학교 행정실장과 생활시설 사회복지사(생활보육교사)에 대한 성추행 등의 추가범행 사실과 다른 교직원 4명의 성범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교직원들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자 진술, 참고인 증언 등이 모두 확보된 상태다.
하지만 일부 사건의 경우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증거자료가 부족해 조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 측은 성폭력 가해자가 11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권위 측은 이들 6명을 성폭력 범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인권위는 인화학교와 인화원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우석’에 시설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광주광역시에 우석 이사진 5명 중 4명과 감사 2명을 해임할 것을 권고했다. 성폭력 문제가 공론화되기 전에도 학교 내에 성폭력 문제가 제기됐었고, 법인 이사회는 이를 방치해 이후 유사한 사건들이 되풀이 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최영애 인권위 상임위원은 “우리 위원회의 이번 결정의 경우 개개인 이사들의 부당행위에 대한 책임이 아니라 이사회가 기본적으로 가져야할 책임을 묻고 이사회 해임 권고를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애인 시설, 아동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들과 그 책임을 방기한 이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결정”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인권위 권고에 대해 윤민자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우리 대책위가 요구하고 있는 법인 해산 등과 거리가 있지만 법인의 사회적 성격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이번 권고 내용을 바탕으로 광산구청 등에 명확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권위 권고와 관련해 22일 오후 4시 광산구청장 등 관계자와 면담이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인권위는 이번 권고를 계기로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관리·감독 실태 등을 조사해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필요성을 검토하는 후속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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