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의 민원접수 막은 종로구청
성람재단 비리문제 해결촉구 민원 거부
경찰 앞세워 버티다 인권위 지적받기도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6-07-19 18:59:11
▲장애인단체들이 성람재단 비리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에이블뉴스>
서울 종로구청에 사회복지법인 성람재단 비리문제 해결을 요구해오던 장애인단체 장애인 회원 30여명이 종로구청이 적절한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며 19일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성람재단 이사진을 즉각 해임하고, 27억 횡령액을 전액 환수 조치하라는 것이 민원의 주요 내용이다.
이날 민원을 제기한 회원들이 속해있는 단체는 사회복지시설 민주화와 공공성쟁취를 위한 전국연대회의, 사회복지시설 생활인 인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인권단체 연석회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등 5곳.
사회복지시설 생활인 인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측에 따르면 이들 5개 단체는 지난 7월초 공식적으로 민원을 제기했고, 종로구청측은 공문을 통해 ‘법규 위반 시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조치 할 계획(사회복지과-18262)’이라는 답변을 해왔다. 즉 사법조치가 끝난 후에 조치하겠다는 것.
이에 대해 연대회의측 김정하 활동가는 “1심판결까지만 해도 3개월, 길게는 3년 이상도 걸리는 재판과정을 지켜볼 수 없다. 더욱이 성람재단 이사진들은 조태형 전 이사장의 그간 공을 인정해 처벌을 감해달라며 탄원서를 준비하는 등 용납할 수 없는 일들을 계속 벌이고 있다. 사법판결을 기다릴 수 없다. 연대해 제기했던 민원이 무시됐기에 집단으로 민원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민원 제기과정에서 장애인들은 경찰들과 한판 몸싸움을 벌여야만 했다. 애초 장애인들은 오전 11시께 기자회견을 개최한 후, 개인이 작성한 민원신청서를 종로구청 측에 제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종로구청으로부터 시설보호 요청을 받은 종로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기자회견 전부터 종로구청 출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쳤다. 장애인들이 바리케이드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이 막아섰고, 양측은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들의 전동휠체어가 망가졌고, 경찰에 맞서던 장애여성 김예희(뇌병변장애, 인천자립생활센터 소속 회원)씨의 손이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119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경찰의 강경 대응에 대해 장애인측은 “오늘 우리는 시위를 하겠다는 것도, 싸우겠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 간절한 마음으로 민원을 제기하러 온 것이다. 민원제기 방법에 형식이 정해진 것도 아닌데 무조건 막는 것은 장애인을 무시하는 처사다”라며 항의했다.
장애인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국가인권위원회까지 나서 장애인들의 민원을 막는 것에 대해 항의하자 종로구청측은 2시30분께 결국 장애인들의 집단 민원을 받아들였다.
▲바리게이트를 치고 장애인들을 막고 있는 경찰들.<에이블뉴스>
▲장애인들이 진입을 시도하자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에이블뉴스>
▲종로구청측은 경찰을 동원하여 장애인들의 진입을 막았다.<에이블뉴스>
▲경찰들은 장애인들의 휠체어를 밀고 차는 등 무리한 대응을 하여 원성을 샀다.<에이블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