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수업 거부에 각서 강요..열악한 교육환경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 ‘서울시교육청에 12가지 요구안 전달’
[위드뉴스]     입력시간 : 2006. 07.03. 14:51


서울에 거주하는 장애학생들이 특수학급 미설치와 특수교육보조원을 비롯한 학내 교육지원인력의 부족, 장애학생에 대한 수업 배제 등으로 인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교육청에 12가지 요구안을 전달했다. ⓒ위드뉴스


이에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공동대표 김경애, 아래 서울교육권연대)는 3일 오전 서울시 교육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장애 학생의 교육권 확보를 위해 서울교육권연대가 마련한 12가지 요구안을 서울시 교육청(교육감 공정택)에 전달했다.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2006년) 서울시내 6개 행정구내(강북구, 성북구, 서초구, 은평구, 종로구, 용산구)에 2007년 중학교 졸업예정인 장애 학생이 95명이나 있지만 행정구내에 진학할 고등학교는 단 1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005년 서울시의회와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가 공동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시내 전체 장애 학생 중 29%가 수업참가 거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중 70.8%는 수업거부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학교 수업 과정 중 수업배제를 당한 이유로는 ‘교사가 수업진행에 있어 보조인력 등이 없어 어렵다’고 한 응답이 63%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사고의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가 42%를 차지했다.

장애학생의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배치되고 있는 특수교육보조원과 장애학생의 교육현장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설치되고 있는 특수교육지원센터(2005년 현재 11개소 운영) 역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교육권연대에 따르면 서울시내 특수교육지원센터에는 최근 5년간 단 1명의 전담인력이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서울시내 지역교육청 특수교육담당 장학사 중 80% 이상이 비전공자로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4년 특수교육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내 특수학급 운영비는 16개 시·도 중 최하위권을 기록해 서울시내 특수학급 운영비 증액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서울교육격차해소를 위한 1조9백억원의 예산 중 장애학생에 대한 지원은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인장애인야학 지원에 있어 야학운영의 핵심인 강사비와 활동보조인비 지원은 제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학생, ‘배울 곳도 부족..학교로부터 각서 요구받아’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애인참교육서부부모회 김혜미 회장은 “서부지역의 중학교 3학년 장애학생은 모두 54명이다. 그러나 서부지역 특수학급은 단 두 곳뿐”이라며 “이 많은 장애 학생들은 어디로 가야하나. 배우고 싶어도 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서부부모회 김혜미 회장이 요구안을 들고 ''장애학생 부모들은 절망감 속에서 또다시 교육청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위드뉴스


이어 김 회장은 “장애학생 부모들은 절망감 속에서 또다시 시교육청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며 “부모들이 발로 뛰어야만 문이 열리는 현실에 분노한다. 서울시 교육감은 직접 나서서 제발 아이들이 갈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서울강동부모회 이혜정 회장은 “아이가 수련회에 참가하려고 했으나 학교는 이를 거부했으며 참가시 안전사고가 일어날 경우 학교 책임이 없다는 각서를 쓰라고 했다”며 “이런 각서를 요구하는 것이 매년 되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 회장은 “학교는 학생이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모든 책임을 부모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며 “더 이상 학교로부터 어떠한 각서와 동의서를 쓰라는 요구도 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교육권연대는 이날 기자회견 후 장애학생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마련한 12가지 요구안을 서울시 교육청에 전달했으며 서울시 교육청이 12가지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교육청 앞 천막농성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 12가지 요구안>

1. 특수학급(특수학교 학급, 일반학교 특수학급) 증설

2. 특수교육보조원 확대배치

3. 방과후 활동지원 강화

4. 직업교육 강화

5. 장애학생의 교육활동 보장-장애학생의 외부활동시 학교에서 강요하고 있는

    각서에 대한 제제조치 마련, 외부활동 지원하는 보조인력 채용 예산 지원

6. 학급 운영비 인상

7. 특수학교(급) 시설환경 개선

8. 실효성 있는 특수교육지원센터 운영

9. 특수교육지원인력 확대-각 지역교육청내 특수교육전담장학사(전공자) 배치

10. 특수교육발전협의회 구성

11. 교사와 부모를 상대로 한 연수 및 교육 강화

12. 성인장애인야학 지원 확대-교사인건비 지원 및 성인장애인야학 공간 지원




김지숙 기자 mjs0413@withnews.com        김지숙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