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준), 장애인 생존권 보장 촉구  |
| 28일, 전장연(준), ‘제9회 장애인차별철폐 행동의 날’ 행사로 ‘합동추모대회’ 개최 |
[위드뉴스] 입력시간 : 2006. 06.29. 12:24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공동준비위원장 박경석, 아래 전장연)를 비롯한 장애인단체들이 최근 일어난 김포 ‘사랑의집’ 시설수용자 살해 및 성폭력 사건, 시각장애인 안마사 위헌 판결로 인한 시각장애인 자살 및 중증장애인 자살사건들에 대해 이러한 죽음들이 사회에 의한 타살이라며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와 장애인수용시설 확충 반대, 시각장애인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합동 추모대회를 개최했다.
|
28일 오후2시, 전장연(준)을 비롯한 장애인단체 소속회원 150여명은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개최하는 ‘장애인차별철폐 행동의 날’을 맞아 국가인권위원회 정문 앞에서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 장애인수용시설 확충 반대, 시각장애인 생존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연 뒤, 광화문 사거리로 이동해 도로를 점거하고 합동 추모제를 진행했다.
지난 5월 23일, 김포 ‘사랑의 집’ 시설에서는 시설장이 장애인들에게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하고 강제로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십 알씩 먹여 6명을 살해한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으며, 6월 2일에는 치매를 앓고 있는 노부와 함께 살아가던 중증장애인 박모씨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인천 간석역 선로에 투신해 자살한 사건이 일어난 바 있다.
또한 시각장애인의 안마사 유보고용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 이후 6월 4일에는 시각장애인 손모씨가, 6월 13일에는 변모씨가 자살하였으며, 시각장애인들은 마포대교 시위에 이어 현재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며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전장연(준)을 비롯한 이들 단체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시설에 장애인을 가두고, 활동보조인서비스 등 아무런 사회적 지원 없이 중증장애인의 삶을 방치하고, 시각장애인의 마지막 생명줄처럼 여겨졌던 안마사마저 직업 선태의 자유라는 허구적인 논리로 위헌 판결을 내린 우리 사회가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며 비난했다.
"장애인들의 죽음, 우리 사회에 의한 타살이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영희 공동대표는 “벌써 장애인차별철폐행동의날이 9회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우리는 활동보조인서비스와 시각장애인 생존권보장, 시설확충반대를 요구하면서 장애인차별철폐를 외치고 있다.”며 “우리의 이러한 외침에도 여전히 이 사회는 장애인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토로했다.
|
박 공동대표는 “활동보조인서비스제도가 없어서 집에서만 갇혀서 사는 장애인이 없고, 생존권이 보장되지 않는 시각장애인이 없고, 시설에서 죽어가는 사람이 없도록 이 사회가 변화해야 한다.”며 “더 이상 사회로부터 버림받아 억울하게 죽어가는 장애인이 없도록 우리의 투쟁으로 세상을 바꿔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김포 ‘사랑의집’ 시설수용자살해, 성폭력사건진상규명대책위원회 조백기 부위원장은 “김포 ‘사랑의집’에서 일어난 사건은 장애인들이 이 사회에서 어떻게 억압받고, 차별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라며 “반드시 이에 대한 책임을 지자체와 보건복지부에 추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시각장애인청년연합회 권순철씨는 “시각장애인들은 고등학교 3년 내내 국,영,수 대신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안마를 배워왔고, 정부는 시각장애인의 직업재활을 안마에만 국한한 채 방치해왔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은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권씨는 “현재 시각장애인들은 국회 앞에서 생존권을 찾기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고, 2명의 시각장애인이 아파트에서 투신해 유명을 달리했다.”며 “우리는 생존권 보장을 위해 앞으로 더 힘찬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약 한 시간동안 진행된 결의대회에 이어, 이날 참가한 150여명의 참가자들은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을 출발해 광화문 사거리까지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 ▲장애인수용시설 확충 반대 ▲시각장애인 생존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가두행진을 벌였다.
또 이들 단체는 광화문 사거리에서 한 시간이 넘도록 도로를 점거한 채 관을 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합동추모제’를 진행하였으며, 오후 5시 30분경 다시 정부중앙청사 후문으로 이동해 마무리집회를 갖고 해산했다.
한편, 이날 전장연(준)을 비롯한 장애인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기본적인 생존의 권리를 박탈당한 채 살아가는 장애인들에게 더 이상 사회적 타살이 자행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수많은 장애인들의 슬픔과 분노를 모아서 정부의 살인적인 장애인 정책을 투쟁으로 끝장낼 것”이라고 밝혔다.
|
|
|
|
|
윤보라 기자 borano1@withnews.com 윤보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