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 노숙농성 돌입  |
| 13일, ‘故 박기연씨 추모제 및 활동보조인제도화 쟁취 결의대회’ 개최 |
[위드뉴스] 입력시간 : 2006. 06.14. 14:33 |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집행위원장 이진흠)가 지난 6월 2일 인천 간석역에서 지하철에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박기연(48세, 뇌병변장애1급)씨의 추모제를 열고 인천시에 중증장애인의 활동보조인서비스를 제도화하라며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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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2시,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소속 100여명의 회원들은 인천 간석역 광장에서 ‘故 박기연 동지 추모제 및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인천시청까지 거리행진을 벌인 뒤 인천시청 정문 앞에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박기연씨는 치매 걸려 고생하는 아버지(94세)와 함께 둘이 살아오다 지난 6월 2일 인천 간석역에서 지하철에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혼자서 움직이기 힘든 장애를 가지고 치매걸린 아버지랑 함께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수급권과 자활후견기관에서 가끔 지원하는 것으로는 견디기 힘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은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사회가 그를 절망하게 했고, 중증장애인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라며 “이제 더 이상 중증장애인들의 죽음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어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를 위한 투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활동보조인이 있었다면 故 박기연 동지를 보내지 않았을텐데...”
이날 추모제에 여는 발언으로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신영노 공동대표는 “故 박기연씨는 우리들과 함께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 쟁취를 위한 투쟁을 함께 했고, 왜 활동보조인서비스가 필요한지 몸으로 직접 느끼고 보여주신 분이다.”라며 “비록 고통속에서 먼저 하늘나라로 가셨지만, 우리는 박 동지처럼 열심히 장애인차별철폐를 위해 싸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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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인천장애인이동권연대 김덕중 대표가 故 박기연씨의 약력을 보고했다. 김 대표는 “故 박기연씨는 1959년 인천에서 태어나 9세때 1급 뇌성마비를 판정받고 집에서만 생활하다 30여년만에 전동휠체어로 외출이 가능하였으나, 활동보조인이 없이는 생활이 힘든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활동보조인 없이는 생활이 힘든 상황임에도 그는 2001년 이동권 투쟁에 열심히 참여했고, 인천교육권연대투쟁에도 열심히 참여했다.”며 “그분이 왜 이렇게 돌아가셨어야만 했는지, 활동보조인이 있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너무나 안타깝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故 박기연씨의 약력보고에 이어, 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경현 소장이 추모사를 낭독했다. 그는 “언제나 항상 미소 가득한 얼굴의 당신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장애인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당연한 권리를 이동권, 교육권 투쟁에서 필사적으로 표현했던 당신의 모습을 기리며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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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장은 “부디 좋은 세상, 고통없는 세상으로 가세요. 활동보조인만 있었더라면 당신의 죽음이 이토록 허망하지 않았을텐데...우리가 조금만 더 힘을 냈다면 어이없이 당신을 놓치지 않았을텐데..”라며 “우리는 결코 당신의 죽음을 헛되이 보내지 않겠습니다. 장애도 차별도 없는 세상을 우리가 만들테니 저 높은 곳에서 지켜봐 주세요.”라고 추모사를 낭독했다.
이날 추모제에서는 참가자들의 발언과 추모사에 이어 故 박기연씨 진혼굿이 있었으며, 이후 참가자들은 고인의 영정에 헌화하며 그를 추모했다.
인천 간석역 광장에서 인천시청까지 거리행진 벌여
이날 故 박기연씨 추모제에 이어,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회원들은 인천 간석역 광장에서부터 인천시청까지 거리행진을 이어나갔다. 또한 이들은 행진도중 주원사거리에서 도로를 점거한채 “故 박기연 동지는 이 정부와 사회가 죽인것이다. 그의 죽음을 생각하면서 피를 뿌린다.”며 미리준비한 빨간 물감을 푼 물을 도로에 뿌리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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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5시경 인천시청 앞에 도착한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소속 100여명의 회원들은 인천시청 정문 앞에서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 쟁취 결의대회’를 진행하였으며, 결의대회 도중 故 박기연씨의 전동휠체어 화형식을 진행했다.
결의대회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이날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대표단과 인천시 사회복지봉사과 관계자들과의 면담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인천시는 대표단의 명단을 확인하고 보고한다는 핑계로 정문을 굳게 닫고 시간을 지연시켜 이에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회원들이 정문을 넘으려 시도하는 등 경찰과의 마찰이 있기도 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인천시정 정문 앞 노숙농성 돌입
결국, 이날 오후 6시경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대표단과 인천시 여성복지보건국 김진희 국장 및 사회복지봉사과 관계자들의 면담이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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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면담에서 인천시는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 ▲중증장애인에 대한 즉각적인 실태조사 ▲활동보조인서비스 제공에 따른 기준 마련 등의 3가지 요구안에 대해서는 적극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시급히 활동보조를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들에게 즉각 활동보조인 파견 요구에 대해서는 예산이 없기 때문에 예산을 확보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경현 소장은 위드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예산이 없으면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를 어떻게 할 수 있겠냐”며 “구체적인 예산확보까지 당장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추경예산이 얼마까지 가능한지에 대한 답변없이 기다려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은 인천시가 4가지 요구안에 대해 모두 수용하지 않자 이날 저녁부터 인천시청 정문 앞에서 노숙농성에 돌입했으며, 인천시가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와 관련한 4가지 요구안을 모두 수용할 때까지 노숙농성을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보라 기자 borano1@withnews.com 윤보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