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각장애인들, 얼마나 더 희생되어야 하는가? |
| 15일, 故 변경애씨 영결식 및 헌법재판소 위헌판결 규탄 ‘생활고 비관, 아파트 11층서 투신 자살’ |
[위드뉴스] 입력시간 : 2006. 06.15. 11:43 |
지난달 4일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에 항의하며 시각장애인 손 모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에 이어 광주 지역에서 또 한명의 시각장애인이 향후 닥칠지 모르는 생활고를 비관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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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후 5시경 광주광역시 서구 쌍촌동 모 아파트 11층에 살던 시각장애인 여성 변경애씨(55세, 시각장애 1급)가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 이후 벌써 두 번째 죽음이다.
지난 1989년 교통사고로 시각장애를 갖게 된 변씨는 2001년 안마사 자격을 취득해 안마업에 종사해왔으며 2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에는 안마업만이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다.
그러나 최근 강원도의 한 안마시술소에서 일하고 돌아와 쉬던 중 헌재의 위헌 결정 소식을 접한 변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충격이다, 암담하다’라는 심정을 전한 것으로 알려져 변씨의 죽음은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보건복지부는 헌재의 위헌 판결 이후 시각장애인의 안마업을 보장해줄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의료법 개정 실무협의회’를 구성하고 지난 12일 협의회를 개최했으나 회의 결과 시각장애인의 안마업 보장을 위한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했다.
위헌 판결, ''시각장애인의 모든 것 빼앗아 죽음에 이르게 해''
대한안마사협회 광주지부는 “유보 안마직종을 시각장애인에게만 허용하는 것은 국가가 그나마 보장하고 있는 장애인 고용정책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판결은 결국 시각장애인의 모든 것을 빼앗아 귀중한 생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헌재의 위헌 판결은 명백한 차별 행위이고 하루 아침에 시각장애인의 생존권을 박탈해버린 삶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탁상공론”이라며 “현재 생계를 팽개치고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음에도 관계당국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결국 우려하던 일이 발생했다. 방치 속에서 발생된 시각장애인의 연속된 자살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안마사제도가 위축되지 않는 정부입법차원의 대체입법이 긴급히 마련되지 않을 경우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한국장총은 “하루라도 빨리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시각장애인들의 장례행렬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적 차원의 집중적이고 다면적인 차원의 실질적인 정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15일 현재 광주역 앞에서는 시각장애인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헌법재판소 위헌 판결 규탄 기자회견’과 故 변경애씨의 영결식이 치러지고 있다.
김지숙 기자 mjs0413@withnews.com 김지숙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