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립생활지원 제도화, "무엇이 먼저인가?" |
| 25일 오후2시, ‘장애인 자립생활지원 제도화의 방향과 과제’ 토론회 개최 |
[위드뉴스] 입력시간 : 2006. 05.25. 20:36 |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제도적,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법제화 등 구체적 방안에 대해 장애인 전문가와 자립생활 활동가, 입법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책 방향과 과제 및 실현 전략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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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2시,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인권포럼(회장 김수경)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상임대표 고관철) 공동주최로 국회도서관 지하1층 소회의실에서 ‘장애인 자립생활지원 제도화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의 2006년 정기포럼사업의 일환으로 개최되었으며, 이날 토론회에는 약 80여명의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자립생활지원서비스의 내용과 제도화 방안에 대해 나사렛대학교 인간재활학과 우주형 교수의 기조발제에 이어, 열린우리당 장향숙의원실 김명신 비서관, 한나라당 정화원의원실 김용환 비서관, 민주노동당 현애자의원실 김정국 비서관이 자립생활지원의 제도화 방안에 대해 발표를 맡았다.
자립생활 지원, 향후 장애인복지의 핵심 과제
장애인의 소득보장문제를 중심으로 자립생활지원 제도화의 방향과 과제에 대해 기조발제를 맡은 나사렛대학교 우주형 교수는 “우리나라의 장애인복지예산은 시설중심의 지원에 비중이 컸던 바, 앞으로는 재가장애인을 지원하는 예산 확보가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라며 “아무리 많은 예산을 쓰더라도 장애인 개개인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혜택이 되지 않는 한 장애인복지 개선은 명목상에 불과하다.”고 우리나라 장애인 소득보장제도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우 교수는 “예산의 우선순위에 있어 장애인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소득보장 예산이 가장 중요하다.”며 장애인 소득보장제도의 대안의 하나로서 무기여 장애인연금방식의 도입을 제안했다.
장애인연금제의 필요성에 대해 그는 ▲현행 국민연금법에 의한 장애연금은 일반 장애인들의 소득생활보전과 직접 관계가 없고, 장애로 인한 추가적 비용의 발생을 보전해주는 제도적 장치 미흡 ▲비경제활동자인 중증장애인의 생활지원에 대한 대책 부재 등을 언급하며, “현행 제도하에서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를 제외한 장애인의 경우에는 생활 보장 대책이 없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장애인연금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 지원은 향후 장애인복지에 있어서 핵심과제라고 할 수 있다.”며 “중앙정부에서는 법 개정 또는 제정을 통하여 자립생활 지원제도의 구체적인 근거를 명백히 할 필요가 있고, 지방자치단체는 각 지역의 실정에 맞게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 교수는 자립생활지원의 법제도화를 위해서는 ▲중증장애인을 위한 연금제도 도입 및 조속한 실시 ▲자립생활지원시설에 비주거시설로서 자립생활센터와 주거시설로서의 공동생활가정, 1인 독립홈이 모두 포함될 것 ▲활동보조인의 역할이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 질을 결정하는 만큼, 활동보조인도 하나의 직업인으로서 당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자립생활센터 관리, 감독하는 체계 마련 등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립생활지원 제도화 위해 정책 근거마련 중요
기조발제에 이어 여야 3당의 자립생활지원법 제정과 자립생활지원의 제도화 방안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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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장향숙의원실 김명신 비서관은 지난 5월 17일 발의된 장애인복지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장애인복지법 4장에 ‘자립생활의 지원’을 신설하여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 자립생활지원센터, 활동보조인, 장애동료간 상담 등 4항으로 구성하였다.”며 “장애인복지법 개정을 통해 어느 정도 제도의 틀을 마련하고 향후 자립생활지원법 등 독자입법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 정화원의원실 김용환 비서관은 “지난해 본 의원실에서 발의한 장애인기본법 및 장애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활동보조인 제도를 포함한 자립생활지원을 명문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비서관은 “우리나라에서도 자립생활패러다임의 구체적인 실현을 위해서는 정책의 근거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중증장애인들의 기본생활권 보장 고려 ▲자립수당, 장애연금, 활동보조서비스, 자립생활센터에 대한 지원체계 등 우선적으로 연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현애자의원실 김정국 비서관은 현행 보건복지부 자립생활시범사업의 대해 “지금의 사업형태에서는 이용자들이 한 시간이라도 더 서비스를 받기 위해 센터의 눈치를 보며 수동적으로 움직이고, 모든 것을 센터에서 이끌고 나갈 수밖에 없다.”며 “이것은 자립생활센터가 장애인권운동체라는 정체성을 잃고 자칫 ‘활동보조인 인력 소개소’나 기존의 ‘서비스 기관’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그는 “자립생활센터의 프로그램 중 상당수는 이미 장애인복지관 같은 기존의 전달체계에서 유사한 내용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자립생활지원법은 자립생활 실현의 선결적 조건인 활동보조인 제도화의 내용을 중심으로 입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에 대한 토론자들 의견 엇갈려
이날 토론회의 주제발제에 이어진 토론으로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경석 소장은 “활동보조인서비스는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뼈대”라며 “그것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조직해 각 지방자치단체를 굴복시키고, 각 지역의 투쟁으로 보건복지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활동보조인서비스가 중증장애인의 권리임을 선언하게끔 하고 제도화 약속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소장은 “활동보조인서비스를 어떻게 제도화 할 것인가는 장애인계가 함께 논의기구를 마련해 합의하고, 투쟁을 전개한다면 장애인의 자립생활은 쟁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양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상호 소장은 “활동보조인서비스만 구축되면 장애인 당사자의 역량강화, 이를 통한 자조의 원칙이 자연스럽게 마련되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자립생활센터의 역량구축과 속도를 달리하는 활동보조서비스의 제도화가 이루어질 경우 복지관 등 이미 사업수행능력이 검증된 기존 재활전달체계에 편입될 우려가 높다.”며 “만약 이렇게 될 경우 자립생활센터는 자체역량구축과 지역사회변화활동의 소중한 계기를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보라 기자 borano1@wi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