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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20일(제18호)


남대문 거리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 : 위드뉴스)


농성 39일째, (4월 20일)

"4.20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 결의대회 진행"


 농성 39일째인 오늘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장애인교육권연대와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이러한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고, 장애민중의 삶과 권리를 쟁취해 나가고자 ''장애인차별철폐''를 외치며 거리로 나왔습니다.  전두환 군부독재정권 시 민중들에 대한 잔혹한 탄압에 대한 도덕적 면죄부를 부여받기 위해 수많은 장애인을 정치적 선전물로 이용하는 ''장애인의 날''을 만들었고 그러한 정치적 선전술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해마다 장애인의 날이 가까워지면 언론은 집중적으로 장애인에 대해서 떠들다 4월 20일만 지나면 장애인은 또다시 유령같은 존재로 지워지고 사람들은 장애인의 삶과 권리에 대해서 침묵하고 외면하기 시작합니다. 국회의원과 대통령, 영부인, 연예인들은  이날 하루만큼은 장애인들에게 헌신적으로 봉사하며, 그 봉사 대상인 장애인의 삶은 비참하고 처절하면 할수록 더욱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하나의 상품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이러한 정치적, 도덕적 대상물로서의 장애인으로 살아갈 수 없기에 장애인 당사자가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삶과 권리를 말하기 시작했고, 그것을 요구하고 쟁취해내기 위해 거리 한복판에 나왔습니다. 바로 그것이 ''4.20 장애인차별철폐 투쟁의 날''입니다.


서울역 광장 결의대회에 펼쳐진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라고 적힌 대형 플랭카드(사진 : 에이블 뉴스)

 장애인교육권연대와 4.20장애인차별공동투쟁단은 서울역 광장에서 1시에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사전 결의대회를 진행한 후 2시부터는 본결의대회를 진행했습니다. 현재,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이하 장추련)에서는 정부에서 제정하려고 하고 있는 사회적 차별금지법에서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실질적으로 시정하기 어렵다고 하며 독립적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1) 차별받은 피해자가 차별받은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아닌, 차별의 가해자가 차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2) 정부에서는 차별시정기구를 국가인권위원회로 일원화하려 하고 있는데, 대다수 비장애인으로 구성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너무나 차별이 일상화되어 차별받은 사실조차 무감해 하는 장애인당사자의 권리를 적절하게 대변하고 옹호해줄 수 없다며 ''장애''와 ''차별''에 감수성이 있는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를 국무총리 산하의 기구로 할 것 3)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시정명령제도를 도입해서 실효성과 강제성을 지닌 법률을 제정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투쟁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윤기현 동지와 장애여성문화공동체의 정민자 동지(사진 : 에이블뉴스)

 사전결의대회가 끝난 후 본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본 대회에서는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의 3대 투쟁요구안인 1) 장애인교육지원법을 제정하라 2) 활동보조인 제도화하라 3)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을 가지고 투쟁발언과 연대발언이 진행되었습니다. 갑자기 바람도 많이 불고 싸늘해진 날씨에 결의대회에 가만히 앉아있는 것조차 많이 힘겨웠지만 집회에 참여한 대오는 결의대회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어 더욱 힘차게 결의대회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의대회가 끝난 후 모든 집회 참가자는 국가인권위원회를 향해 행진을 시작하였습니다. 행진 도중 우리의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더 알리기 위해 남대문 일대 도로를 점거하고 간단한 문화제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언론과 경찰에서는 ''장애인들의 시위로 도로 일대가 꽉 막혀 시민의 발목이 묶였다''라고 하였지만, 정작 장애인은 365일 집안과 시설에서 발이 묶여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목소리와 권리조차 꽁꽁 묶여 살아와야 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20분-30분 멈춰진 시간 때문에 돌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빠른 속도 속에서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갔던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와 삶에 대해, 멈춰진 시간 속에서 돌이켜 볼 줄 아는 여유와 광범위한 연대의식으로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날을 희망하고 만들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삭발을 한 중증장애인들의 머리카락을 태우는 화형식을 진행하였다.(사진 : 위드뉴스)

 남대문 대로를 점거하고 이뤄진 문화제에서는 활동보조인 제도화를 요구하며 집단 삭발을 한 39명 중증장애인들의 머리카락을 담은 상자를 태우는 화형식을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머리카락에 담겨진 차별의 세월에 대한 분노와 설움과 눈물만큼 더욱 힘차게 투쟁해서 활동보조인 제도화와 자립생활의 권리를 꼭 쟁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남대문에서 약식 문화제를 마치고 집회 대오는 다시 행진을 하여 국가인권위원회까지 이동해 정리집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정리집회 사회를 본 성동자립생활센터의 박현 동지는 ''이 집회에 참여한 동지가 3가지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 지난다 하더라도 1) 시청 앞에서 차가운 바닥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중증장애인 동지들을 생각하며 활동보조인 제도화 투쟁에 연대할 것 2) 장애인의 교육받을 권리에서 40일 가까운 단식농성을 진행한 장애인교육권연대의 동지들을 생각하면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위해 힘차게 연대할 것 3) 마찬가지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농성을 진행중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연대할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라며 정리집회를 마무리했습니다. 우리가 4월 20일을 바라보고 그동안의 투쟁을 진행한 것이 아니기에, 앞으로 더 많은 힘이 필요할 지도 모르는 싸움들에 대비해 긴 숨을 가지고 365일 투쟁해서 장애인의 차별이 철폐되는 그날까지 모두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 이후 국회의원으로부터 공동발의에 대한 찬성의원을 조직하는 일과 4월 마지막주에 ''장애인의 교육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는 일정이 남아있습니다. 마지막까지 분발하여 꼭 장애인교육지원법을 제정하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 단식 농성 38일째

    • - 단식 중단

  • 최란(일산초등학교), 강은경(고은초등학교), 김성임,이윤화(서울통합교육학부모회), 조현주(동작센터), 이연주(대구함께하는부모회), 김현숙, 이유진, 김현숙(홍성부모회), 민승현(샴쌍둥이협회), 양승은(인천통합교육부모회), 성공회대실천학회 사람세상, 권오석(민주노동당), 조승아, 배호진(종로부암어린이집), 이지은, 이미애(부천산어린이학교), 오희정(동작무지개학교), 송경선(서울마포성미산학교)

"장애인 교육 차별 사례 접수 창구" 운영

"1일 릴레이 단식 농성" 참가 안내

  •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무기한 단식 농성장에서는 무기한 단식 농성자 이외에도, 하루 동안 단식에 참여하실 수 있는 장애학생 부모, 교사, 장애인 당사자 등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 1일 단식 농성에 참여하시려면, 매일 오전 10시까지 국가인권위원회 농성장으로 찾아오셔서 자세한 안내를 받으시면 됩니다.




<사진 -1 :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이뤄진 4.20 장애인차별철폐 결의대회(사진 :에이블뉴스)>
<사진 - 2 :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 :에이블뉴스)>
<사진 - 3: 남대문 행진, 정말 다양하고 많은 단체에서 연대하기도 했다.(사진 : 위드뉴스)>

<사진 - 4 :남대문 대로에 펼쳐진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하라''라고 쓰여진 대형 플랑(사진:위드뉴스)>


<사진 5-남대문 대포에 펼쳐진 ''활동보조인 제도화하라''라는 내용의 대형 프래카드(사진 :위드뉴스)>

<사진 6- 남대문에서 이뤄진 약식 문화제를 상공에서 내려다 본 모습(사진 : 에이블뉴스)><사진 7- 서울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마친 뒤 행진하는 모습(사진 : 에이블뉴스)>